새천년의 첫 10년에 대한 평가로 미국에 대해선 폴 크루그먼 교수가 ‘빅 제로’(Big zero) 또는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했다. 일본 역시 ‘쪼그라든 10년’을 겪으며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금융위기 가운데서도 한국은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10년의 마지막 해를 플러스 성장으로 장식했다. OECD는 한국이 올해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한국은 벽두부터 서광이 비치는 듯하다. 아프리카보다 못살던 나라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바뀌었고, G20 의장국이 됐다. 수출규모는 세계 9위에 올랐고 주요 수출 품목은 사상 최고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말에는 해외 원전 수주 낭보도 있었다.
경제, 외교뿐 아니라 문화예술도 크게 신장하고 있어 국운상승기에 접어들지 않았냐고 관측하기도 한다. 특히 ‘경제한류’가 ‘문화한류’와 상승작용을 하며 동남아시아,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와 유럽 등 거의 전 지역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한류’란 한류로 인해 부가적으로 얻는 경제적 프리미엄을 이른다. 이들 지역에선 휴대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조선뿐 아니라 화장품, 가전, 외식산업 분야에도 점유율 1위 제품이 늘고 있다. 특히 플랜트, 건설·토목, 도시기반시설 공사에서는 한국이 상당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타워, 두바이의 버즈 두바이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인도네시아의 아체 서부해안 고속도로, 캄보디아 캄코시티 등 랜드마크 건축물들은 경제한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문화한류 분야도 다양하게 변경을 넓혀가고 있다. 성형, 피부, 건강검진 등 의료관광 분야에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해마다 50% 이상 늘고 있다. 우리 젊은이들은 비언어극, 비보이,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 융복합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문화코드를 만들어 내면서 세계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작년 170여개 나라에서 로열티를 걷어 들인 뿌까와 뽀로로 등 토종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은 세계적으로 성가가 높고, 한미 합작 뮤지컬인 <드림걸즈> 역시 제1호 한국형 뮤지컬로 이름을 드높였다. <선덕여왕>, <아이리스>, <추노>는 한류드라마의 맥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헌과 비는 각각 <지아이조>와 <닌자 어쌔씬>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했다. 작년엔 한류관광객이 크게 늘어 9년 만에 관광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생태관광, 체험관광이 인기를 끌며 DMZ, 제주 올레길, 전국의 사찰과 고택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다. 한국의 역사, 전통문화, 사상, 한글에 대한 정보를 찾는 외국인도 부쩍 늘었다. 막걸리, 비빔밥, 김치,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그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문화한류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높여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제품·서비스·관광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 경제한류로 부가가치를 만들고 있다. 문화한류와 경제한류가 상승작용을 하여 더욱 풍성한 한류콘텐츠를 만들어 세계인의 감성을 깨우고 채우는 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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