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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미학
신쥬(心中)- 우리말로 번역하면 ‘마음속’이다. 유녀(遊女)들이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카락이나 손톱 등을 뽑아 연인에게 보내는 신쥬다테(心中立て)에서 온 말이라는 설과 ‘무사(武士)의 충(忠)’이라는 말에서 ‘忠’을 파자(破字)해 신쥬(心中)라 했다는 설이 있다. 후자의 경우가 바로 사무라이들의 양자 합의의 자살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르게 말해 ‘아이타이지니(相?死に)’라고도 한다.
일본의 전통극인 가부키 등에서 단골 주제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신쥬이다. 말하자면 여러가지 이유로 이승에서 인연을 맺지 못한 남녀가 저승의 행복을 위해 함께 죽는 것 등을 말한다.
신쥬라는 단어가 ‘忠’의 파자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단 남녀관계뿐이 아니다. 에도 초기의 무장이었던 구로타나가마사(?田長政)가 죽었을 때에는 부하 20여 명이 따라 죽었고, 도쿠가와 이에미쯔(?川家光)가 죽었을 때에는 다이묘 10여명이 따라 죽었다고 한다. 특히, 추신구라(忠臣?)라는 제목의 유명한 가부키는 47명의 무사가 군주의 복수를 마치고 장렬하게 할복하는 것으로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극화한 것이다.
고대사회의 ‘순장(旬葬)’을 연상시키지만, 순장이 타의에 의한 강제적인 죽음이라면 신쥬는 완전한 자의에 의한 죽음이다.
셋푸쿠(切腹)- ‘죽음에 임했을 때는 삶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죽음에 철저히 임하라.’
일본의 무사도를 이야기할 때 흔히 인용되는 글이다. 알다시피 일본은 세계 최고의 자살왕국이다. 인도의 유명한 시인 타고르는 죽음을 맞이하며 미소를 짓는 사람은 세계에서 일본과 인도 사람들 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인도인들의 종교적인 성품을 감안하더라도 그 죽음의 선택과 방법까지도 두 나라가 같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자살이다. 일본인들은 자살 그 자체를 마치 순결한 행위인 양 여기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결코 죄악시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장렬하고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자살을 하는 방법 중 가마쿠라 막부 이후 사무라이들이 즐겨 사용하던 것이 바로 셋푸쿠(切腹)이다. 한국식으로 하면 할복을 말한다. 이는 자신이 직접 배를 가르는 것으로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잔인한 자살방법이다. 사람은 배를 갈라 그 안의 창자가 밖으로 나온다 해도 즉각 죽음에 이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필요한 인물이 가이샤쿠(介錯). 즉, 뒤에서 할복하는 사람의 머리를 베어줌으로써 죽음의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그런데 왜 사무라이들은 죽을 때 배를 갈랐을까. 그것은 봉건 시대 당시의 사무라이들이 배를 정신이 깃들인 곳이라 여겼기 때문으로,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신의 배를 갈랐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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