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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본인-파친코


한국 속담에 ‘도박으로 패가망신한다’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에겐 경종을 울리는 말이지만, 일본에서는 여가 생활의 하나로서 다분히 오락적인 도박이 성행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파친코’다.
한국에서는 ‘슬롯 머신(slot machine)’이라고 부르는데 일부 호텔에서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곤 불법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파친코가 놀이 문화의 하나일 뿐 도박의 의미가 아니다. 주부든 학생이든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파친코인 것이다.
일본의 파친코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재일 한국인이다.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재일 한국인들이 워낙 도박을 좋아해 파친코와 연관이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 재일 한국인들이 파친코 산업에 진출을 많이 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본 정부의 차별 정책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수단으로 재일 한국인들이 일찌감치 파친코 업계에 뛰어들었다는 게 정설이다. 아무리 유능하고 재주가 있어도 대기업의 사원은 물론 공무원조차 될 수 없는 신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에는 1만 8천여 개 이상의 파친코가 성업중인데, 그 중 재일 한국인들이 경영하는 파친코의 비율은 거의 70퍼센트 수준으로 대단히 많은 숫자다. 파친코의 연간 매출액은 18조 엔. 일본의 자동차 산업 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게다가 2010년경에는 그 시장 규모가 24조 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하니 실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대기업들까지 파친코 산업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한다. 더구나 파친코 산업은 경제가 불황에 빠질수록 성황을 이룬다고 하니 사업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통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생각한다면, 파친코는 그리 바람직한 사업은 아닌 게 분명하다. 한 푼을 잃으면 두 푼 세 푼을 벌고 싶은 것은 자명한 일이다.
 
2009-12-07